거의 모든 시계의 역사, 시계와 생활 작품명: 한승구 작가의 자격루 일상의 존재들은 존재감을 잃기 쉽다. 너무 당연해서, 부재한 적이 없어서. 자잘한 이유로 존재의 가치가 쉽게 가벼워진다. 그러나 소중한 건 늘 곁에 있다. 식상한 말이지만 진리다. <시계와 생활> 전시는 늘 우리 곁에 있었던 ‘시계’의 무게감에 주목한다.
국내 대표적인 시계 독립제작자인 현광훈 작가의 작품부터 해시계를 모티브로 한 설치품, 지금은 사라진 예지동 시계골목을 기록한 사진, 시간을 주제로 8명의 현대미술 작가들이 선보이는 작품들까지. 돈의문박물관마을 내 8개의 전시 공간들에서 시계는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재탄생한다. 그러니까, 온갖 명품 시계들을 브랜드별로 전시해 놓은 ‘페어’와는 성격부터 다르다는 것.
그중에서도 전시 기획 의도가 가장 잘 담겨 있는 파트는 <작가 갤러리: 시계와 사람들>이다. 시민들이 제공한 생활 시계와 각자 시계에 얽힌 에피소드들을 담아낸 곳인데, 생각보다 발걸음이 꽤 오래 머물게 된다. 80대 김 모씨의 20년 된 손목시계와 90대 엄 모씨가 60년 전 받은 예물 시계 이야기 앞에선 더더욱. 거의 모든 시계의 역사가 잔잔하게 흐른다. 무릇 ‘좋은 사람’이란 미처 알지 못한 세상의 모습을 일깨워 주는 사람이라는데. ‘좋은 전시’도 다르지 않다면, 아, 이건 분명 좋은 전시다.
2022.08.31 06:45
거의 모든 시계의 역사, 시계와 생활
작품명: 한승구 작가의 자격루
일상의 존재들은 존재감을 잃기 쉽다. 너무 당연해서, 부재한 적이 없어서. 자잘한 이유로 존재의 가치가 쉽게 가벼워진다. 그러나 소중한 건 늘 곁에 있다. 식상한 말이지만 진리다. <시계와 생활> 전시는 늘 우리 곁에 있었던 ‘시계’의 무게감에 주목한다.
국내 대표적인 시계 독립제작자인 현광훈 작가의 작품부터 해시계를 모티브로 한 설치품, 지금은 사라진 예지동 시계골목을 기록한 사진, 시간을 주제로 8명의 현대미술 작가들이 선보이는 작품들까지. 돈의문박물관마을 내 8개의 전시 공간들에서 시계는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재탄생한다. 그러니까, 온갖 명품 시계들을 브랜드별로 전시해 놓은 ‘페어’와는 성격부터 다르다는 것.
그중에서도 전시 기획 의도가 가장 잘 담겨 있는 파트는 <작가 갤러리: 시계와 사람들>이다. 시민들이 제공한 생활 시계와 각자 시계에 얽힌 에피소드들을 담아낸 곳인데, 생각보다 발걸음이 꽤 오래 머물게 된다. 80대 김 모씨의 20년 된 손목시계와 90대 엄 모씨가 60년 전 받은 예물 시계 이야기 앞에선 더더욱. 거의 모든 시계의 역사가 잔잔하게 흐른다. 무릇 ‘좋은 사람’이란 미처 알지 못한 세상의 모습을 일깨워 주는 사람이라는데. ‘좋은 전시’도 다르지 않다면, 아, 이건 분명 좋은 전시다.
돈의문박물관마을│9월26일까지, 화~일요일 10:00~19:00(월요일 휴관)│무료
트래비
곽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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