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선 만들고·약과에 푹 빠지고..."고려·조선시대 감성이 더 멋져요"

202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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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9


| 다양한 전통 문화 즐기는 MZ세대들


서울 종로구 돈의문박물관마을 한옥예술체험 '예술가의 시간' 프로그램에서 만든 약선발효꿀사탕. 양윤선 인턴기자


세기말을 넘어 역사 드라마 속에서나 접했던 '고려·조선 시대' 감성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①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물을 활용해 디자인 한 휴대폰 케이스가 판매율 1위에 오르고 ②자개 키링 만들기 수업 예약이 2분 만에 매진됐다. ③약과를 사기 위한 '오픈런' 행렬은 그리 놀랍지 않은 광경이 됐다.


MZ세대는 전통문화가 오히려 '힙'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성세대 눈에는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옛것'이 그들에겐 새롭고 특별하다. 박물관에 다니며 전통 불교 미술 작품 보는 것이 취미인 권민서(22)씨는 "낯익은 동시에 낯선 느낌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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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만에 매진" 트위터가 쏘아 올린 체험 인기


한옥예술체험 '예술가의 시간'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서울 종로구 돈의문박물관마을 한옥 거리 전경. 양윤선 인턴기자


단순 구매를 넘어 이제는 전통음식, 전통공예 상품을 직접 만든다. 5월 17일 서울 종로구 돈의문박물관마을 홈페이지가 한때 마비됐다. 한옥예술체험 '예술가의 시간' 수업을 신청하려는 이용자들이 대거 몰리면서다. 한 주 뒤인 25일에는 예약 창이 열린 지 2분 만에 6월 체험 티켓이 매진됐다. 이는 돈의문박물관마을 한옥 거리에서 진행하는 전통 예술 체험 프로그램이다. 세시음식 만들기, 매듭 공예, 자개 공예 등 스무 개가 넘는 수업을 운영 중이다.


해당 프로그램의 인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 하나에서 시작했다. 익명의 누리꾼이 "떡 만들기 체험이 너무 재밌었다"는 후기와 직접 만든 수리취떡 사진 한 장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윗이 퍼지며 전통문화에 관심 있는 MZ세대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서울 종로구 돈의문박물관마을 한옥예술체험 '예술가의 시간' 프로그램에서 만든 실크스크린 족자. 돈의문박물관마을 제공


새벽마다 예약 창에 들어가 취소표를 구했다는 20대, 체험을 위해 경기도에서 온 30대, 친구를 여럿 데리고 온 40대까지.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만난 체험객들은 모두 전통문화의 인기를 몸소 실감한다고 말했다. 약선발효꿀사탕 만들기 수업을 진행하는 강현정(55) 식약동원연구소 대표는 "어린이나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주 체험객이었지만 최근 20대 후반이 가장 많다"며 "20대 자녀가 부모님을 모시고 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전통문화가 각광받는 이유는 새롭고 특별한 것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성향 때문이다. 어머니와 함께 단오선(조선시대 단옷날 임금이 신하에게 하사하던 부채) 만들기 수업에 참여한 구민지(32)씨는 "막연히 외국 문화가 더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오히려 전통문화가 더 힙해졌다"고 말했다. 오전에 또 다른 박물관을 다녀왔다는 체험객 손하연(23)씨는 "모든 것이 빠르게 바뀌는 사회에서 변치 않고 꾸준히 사랑받는 전통문화의 가치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8~12월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할 예정이다.



"한국 위상 높을수록 전통 문화 더 찾을 것"


서울 종로구 돈의문박물관마을 한옥예술체험 '예술가의 시간'에서 구민지씨가 만든 단오선. 단오선은 조선시대 단오날 임금이 신하에게 하사하던 부채다. 구민지씨 제공


한편 전통문화 열풍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유행에 금방 싫증을 느끼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시한부 인기'일 뿐이라는 것. 그러나 MZ세대, 전문가의 의견은 달랐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도모(36)씨는 "현대 대중문화와 전통문화가 서로 영감을 주고받아 조금씩 미술·음악 시장이 넓어지는 느낌"이라며 "발전 가능성이 큰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한국이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면서 이제는 서구 문화가 아닌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자부심을 얻을 수 있는 전통문화를 찾게 된 것”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 고유의 정체성과 연결된 전통문화는 유행이 끝났다고 외면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라며 "한국에 대한 자부심이 커질수록 전통을 찾는 움직임도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일

양윤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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