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클럽 2기]민들레 홀씨, 서울을 날다

202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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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홀씨처럼 떠다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곳

민들레 홀씨, 서울을 날다

 

송지현


때때로 몸이 가벼운 민들레 홀씨가 되어 서울 하늘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상상을 한다.

둥실둥실 바람을 타고 이곳저곳 자유롭게 다닌다면 얼마나 좋을까?

복작거리는 도심을 떠나 어디론가의 잠수가 급한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장소를 몇 군데 소개해보고자 한다.

 


종로구 청운동의 가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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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청운동


우연히 들어간 청운중학교 안에서 <나니아 연대기>의 한 장면과 조우하다. 이런 공간이었다니. 저 앤틱한 가로등은 영화 <나니아 연대기>에 등장하는 가로등을 닮아있다. 우연히 옷장 속으로 들어가 코트 사이를 비집다 어느 순간 도착한 겨울나라. 그 시작점이 되는 곳이 바로 가로등이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줄거리의 원작소설과 영화 속 풍경을 떠올리며, 나도 문득 번잡한 속세를 떠나 고요한 세계로 발을 디딘 것 같다.


청운중학교의 풍경




흰 눈으로 꽃단장한 덕수궁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폭설은 예전처럼 흔한 소식이 아니다. 십여년 전에는 3월에도 함박눈이 내려 도시 교통이 마비가 되었는데, 그래도 쏟아지는 눈에 마냥 신기하고 즐겁기만 했다. 흰 눈을 입은 고궁은 수줍으면서 다소곳한 자태를 지킨다.

카페에서 내려다본 덕수궁의 모습은 사계절 내내 눈에 담아도 항상 즐겁다. 봄에는 흩날리는 벚꽃, 여름에는 우거진 푸른 나무, 가을에는 찬란한 황금빛 단풍이 우리를 반긴다. 마침내 겨울의 찬 공기는 뺨을 스치며 흰 입김을 내쉬게 한다. 도시의 시끄러운 소음을 흰 눈은 모두 품는다. 쿠크다스의 부드러운 크림같이, 풀밭과 길을 고요히 백색으로 덮는다.

 

흰 눈으로 꽃단장한 덕수궁



서울의 순간들 - 계속 수집중


서울은 늘 변화한다. 그 속도를 붙잡아 더디게 하고 싶지만, 그래도 변화한다. 그래서인지 오래된 순간의 서울은 더더욱 소중하다. 코너를 돌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 있기 때문이다. 나는 `서울 순간 콜렉터`가 되어 오늘도 눈을 크게 뜨고 구석구석을 살핀다. 한 줌이라도 붙잡고, 한 발짝이라도 천천히 나아가고 싶다. 모던하고 화려하게 번쩍이는 덩치가 큰 서울보다는, 그 본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또 후세에 전하고 싶다. 어쩌면 사람 냄새 나는 겹겹의 `서울 순간`은 발길이 덜 닿은, 마치 서랍 속의 서랍처럼, 가장 안쪽에 감춰져 있을지도 모른다.

 





필자소개 : 스토리클럽 2기 송지현

서울이 좋지만 가끔의 탈서울도 무지 좋아하는 ENFP 

활기를 간직하며 서울의 골목골목을 

할머니가 되어서도 누비고 싶다.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송월길 14-3(신문로2가 7-22) 돈의문박물관마을 (우: 03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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